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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생을 한 편의 노래로 담아낼 수 있을까. 누군가는 절망 속에서도 자신만의 빛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빛은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된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가수 황가람과 그의 곡 '나는 반딧불'에 대한 이야기다. 오랜 시간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고된 시간을 견뎌야 했던 한 남자가 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음악을 놓지 않았던 황가람, 그리고 그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나는 반딧불'. 이 노래의 탄생 배경과 황가람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포기하지 않는 빛'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황가람, 꿈을 향한 시작
가수 황가람은 1985년 9월 25일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그는 가수가 아니라 태권도 선수를 꿈꿨다. 중학교 시절까지 태권도를 배웠지만, 예기치 못한 큰 부상으로 운동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그는 우연히 교회 찬양팀에서 노래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취미였지만, 노래하는 시간이 점점 그의 삶을 밝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음악이라는 새로운 빛을 만나게 된 황가람은 스무 살 무렵 진짜 가수를 꿈꾸며 서울로 상경하게 된다.
무명시절, 빛을 찾아 헤매다
서울에 도착한 황가람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누구도 그를 알아봐주지 않았고, 그가 노래하는 거리에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조차 없었다. 홍대 거리에서 버스킹을 시작했지만 관객은 항상 없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당연했고, 버스킹 수입만으로는 생활조차 불가능했다.
결국 그는 147일간 노숙 생활을 하며 거리와 지하철에서 잠을 청했다. 비 오는 날은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추운 날은 지하철 계단에서 새우잠을 자야 했던 그 시절, 황가람에게 음악은 포기할 수 없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데뷔와 계속된 좌절
황가람은 2011년 EP앨범 'Memory'로 데뷔하게 된다. 이후 밴드 '피노키오'의 객원보컬로 활동하며 자신의 음악을 세상에 알릴 기회를 조금씩 얻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이름을 알리기엔 세상의 벽은 너무 높았다.
설상가상으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공연 활동을 완전히 멈추게 만들었다. 무대에 설 수 없는 날들이 길어지면서 그는 다시 음악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할 것인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다시 노래하게 한 곡, '나는 반딧불'
그렇게 삶의 끝자락에서 다시금 황가람을 일으켜 세운 곡이 바로 '나는 반딧불'이다. 2024년 10월 21일, 싱글 '나는 반딧불'을 발표한 그는 이 노래를 통해 자신의 삶과 감정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노래 속 가사는 그의 인생 그 자체다.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런데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이 한 구절 속에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빛나지 않아도 자신만의 빛을 내며 살아가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황가람의 이 노래는 단순한 위로송이 아니다. 그의 삶과 고난, 그리고 포기의 순간마다 붙잡았던 작은 희망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이다.
차트 역주행과 대중의 공감
'나는 반딧불'은 발매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노래는 서서히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돌아보며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노래는 잔잔한 파동처럼 퍼져나갔다.
발매 160일 만인 2025년 3월 30일, '나는 반딧불'은 멜론 톱100 차트 1위를 차지하게 된다. 황가람은 10년 넘게 음악을 해오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1위라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빌보드 '사우스 코리아 송스' 차트에서도 19위에 오르며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방송 출연과 대중과의 만남
차트 역주행과 더불어 황가람은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힘들었던 무명시절과 노숙 생활, 그리고 '나는 반딧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또한 MBC '놀면 뭐하니?'에서도 무대를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방송을 통해 황가람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은 그의 인생 스토리와 노래에 자연스레 빠져들었다. 황가람은 화려한 포장도, 거창한 수식도 없이 그저 자신의 이야기와 노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결론
황가람과 '나는 반딧불'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가수의 성공기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빛나지 않는 인생이라도,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누군가의 어둠을 밝혀줄 수 있다는 메시지다.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결국 자신만의 빛을 찾아낸 황가람의 인생과 노래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세상은 때때로 너무 냉정하고, 노력해도 빛을 내지 못하는 날들이 많다. 그러나 반딧불처럼 작은 빛이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 빛은 어둠 속에서 더 눈부시게 빛날 것이다.